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더듬더듬 어둠 속에서 낙타가 걸어온다
작성자
더듬더듬
작성일
2009-12-25
조회
5350

더듬더듬 어둠 속에서 낙타가 걸어온다


모래알갱이 점자를 해독해 가며

나침판 같은 하얀 지팡이 하나로 사막을 횡단 하는

낙타가 걸어온다

강변 건너 테헤란 지날 때,

버짐 핀 소쿠리에 하모니카 부는 어린 낙타와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빌마*의 노랠 부르는 등 굽은 늙은 낙타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지하 터널과

역사, 그 빈 공간까지 사막의 모래바람을 나른다

이따금 카라반들이 던져 주는 동전이

가난한 손위에 사막의 빗물처럼 고이고

두꺼운 유리 벽 안, 연한 눈썹 아래

깊게 침묵한 슬픔들이 퇴적암처럼 쌓이는

건조한 시간 속을 헤쳐가고 있다

아주 오래 어둠 속에 갇히면

그 속에도 길이 보이는 걸까

캄캄하고도 환한, 열풍의 길을 간신히 밝히며

낙타가 걸어간다

지하철 전동문이 알리바바의 주문처럼 열리고

검은 유리창에 박힌 얼굴들 서둘러

지상으로 향한 모래계단을 오른다


서울, 가장 낮은 곳으로 내통한 길의 사막에는

어둠을 끌고 가는 낙타가 있다




*빌마(Bilma):사하라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소금호수가 있는 모래절벽으로 카라반들에게 노래를 불러 길을 인도 한다는 전설이 있다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1055
엎드리기
2010/06/08
7946
1054
아이리스
2010/06/08
4876
1053
명언소리
2010/06/08
6903
1052
나비가될때까지
2010/06/08
6297
1051
나뭇잎
2010/06/08
4849
1050
바다조개
2010/06/07
7377
1049
여름소풍
2010/06/07
6452
1048
희망과용기
2010/06/07
7662
1047
나의키
2010/06/07
6450
1046
2010/06/06
6426
1045
산같이
2010/06/06
6828
1044
감성적나라
2010/06/06
7171
1043
일개미
2010/06/06
7533
1042
기회란
2010/06/06
6650
1041
고슴도치
2010/06/06
7319
1040
인생
2010/06/05
7626
1039
드러내는삶
2010/06/05
6561
1038
물소처럼
2010/06/05
7266
1037
사랑
2010/06/05
7209
1036
격언모음
2010/06/05
7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