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지선아 사랑해
작성자
Judith
작성일
2009-06-05
조회
7889

저는 짧아진 여덟 개의 손가락을 쓰면서
사람에게 손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고
1인 10역을 해내는 엄지 손가락으로 생활하고 글을 쓰면서는
엄지손가락을 온전히 남겨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눈썹이 없어 무엇이든 여과 없이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경험하며
사람에게 이 작은 눈썹마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알았고
막대기 같아져 버린 오른팔을 쓰면서
왜 하나님이 관절이 모두 구부러지도록 만드셨는지,
손이 귀까지 닿는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온전치 못한 오른쪽 귓바퀴 덕분에 귓바퀴라는게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나님이 정교하게 만들어주신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잠시지만 다리에서 피부를 많이 떼어내 절뚝절뚝 걸으면서는
다리가 불편한 이들에게 걷는다는 일 자체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피부가 얼마나 많은 기능을 하는지,
껍데기일 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피부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남겨주신 피부들이 건강하게 움직이는 것에 감사했으며
하나님이 우리의 몸을

얼마나 정교하고 세심한 계획아래 만드셨는지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감히 내 작은 고통 중에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백만분의 일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고,
너무나 비천한 사람으로, 때로는 죄인으로,
얼굴도 이름도 없는 초라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그 기분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지난 고통마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 고통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남들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할 가슴이 없었을 테니까요.

그 누구도, 그 어떤 삶에도 죽는게 낫다라는 판단은 옳지 않습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장애인들의 인생을 뿌리째 흔들어놓는
그런 생각은, 그런 말은, 옳지 않습니다.
분명히 틀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날 아무런 희망 없이 길 위에 고꾸라져 잠을 청하는 노숙자도,
평생을 코와 입이 아닌
목에 인공적으로 뚫어놓은 구멍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사람도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에 자라나는 이름 모를 들풀도,
하나님이 생명을 허락하신 이상
그의 생명은 충분히 귀중하고 존중받아야 할 삶입니다.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

네...이러고도 삽니다.
몸은 이렇지만 누구보다 건강한 마음임을 자부하며,
이런 몸이라도 전혀 부끄러운 마음을 품지 않게 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이런 몸이라도 사랑하고 써주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감사드리며...
저는 이렇게 삽니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 지선아 사랑해 中에서...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595
감동
2009/12/31
7228
594
ㅠㅠ
2009/12/31
5631
593
인삼뿌리탕
2009/12/30
5146
592
한비야
2009/12/30
4878
591
2009/12/30
5529
590
호랑이
2009/12/29
5458
589
2009/12/28
4610
588
인기없어
2009/12/27
6387
587
쌍그네
2009/12/27
4884
586
여린
2009/12/26
6196
585
선덕여왕중
2009/12/26
5069
584
공부
2009/12/25
5596
583
더듬더듬
2009/12/25
5286
582
올레!!
2009/12/24
11146
581
올레!!
2009/12/24
4568
580
항구도착
2009/12/23
5494
579
2009/12/23
5564
578
꽃보다여왕
2009/12/23
5663
577
참새머리
2009/12/22
5835
576
사랑의노래
2009/12/22
5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