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냄새나는 아이
작성자
타호
작성일
2011-07-13
조회
18275

중학교 시절, 우리반에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녀석이 있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여드름 투성이인 그 친구는 늘 외톨이었다. 
옷도 유행에 뒤쳐진 단벌뿐인 그에게서 나는 역겨운 냄새를 아이들은 무척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나는 그를 구박하고 메스꺼운 표정을 지으며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티를 냈다. 
 
그래도 항상 밝은 얼굴로 나를 대하던 그는 지각이 잦아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고 했는데 그때마다 우리는 "더러운 놈, 냄새풍기지 말고 아무도 없을 때 좀 일찍일찍 다니면 안 되냐?"고 면박을 주었다. 
 
뉴스에서 불볕더위라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어느 날이었다. 
여름방학이었지만 고입시험을 앞둔 우리는 보충수업을 받았는데 그날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 
나는 허둥지둥 엄마 차를 얻어타고 학교 근처에 내려서 학교를 향해 언덕길을 뛰어 올랐다. 
 
헉헉거리며 급히 뛰어가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수레를 끌고 있었다. 
그뒤에는 내 또래의 한 아이가 냄새나는 수레를 묵묵히 밀고 있었다. 
 
"또 지각이잖아. 그만 가래도" "아니에요. 십오분밖에 안 늦었어요.마저 끝내놓고 가도 괜찮아요" 
그순간 나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바로 냄새나는 아이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멍하니 서있는 나를 본 그가 멋쩍은 듯 말했다."우리 아버지야" 그는 나를 향해 싱긋 웃어 보이고는 계속해서 수레를 밀었다. 
 
그날 나는 지각한 벌로 매를 맞았는데도 왠지 흐뭇했다. 
그뒤로 나는 그의 냄새를 싫어하지 않았다.아마 앞으로 냄새나는 그 아이의 미소를 잊지 못할 것이다. 
 
연락이 끊어진 지 오래 되었지만 그 친구는 지금도 이 세상 어느 곳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며 살고 있으리라.

















출처 : http://www.xcouple.kr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775
어머니의눈물
2010/03/26
6703
774
나의마음
2010/03/26
5751
773
발레리나
2010/03/25
5063
772
경영자
2010/03/25
5973
771
잠자리
2010/03/25
6016
770
나의선물
2010/03/25
5935
769
비오는날
2010/03/25
5840
768
태양의말
2010/03/24
5832
767
지혜로운
2010/03/24
5639
766
2010/03/24
5210
765
우정의열정
2010/03/24
6041
764
구두방
2010/03/23
5498
763
과일나라
2010/03/23
6575
762
호세마리아
2010/03/23
5864
761
인간관계
2010/03/23
7551
760
용기를내!
2010/03/23
5761
759
희망
2010/03/22
5794
758
사람
2010/03/22
5057
757
토픽
2010/03/22
5630
756
산들바람
2010/03/22
5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