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이주연 |
작성일 |
2011-04-28 |
조회 |
14713 |
발에게 참 미안하다.
그동안 내가 너무 심하게 대해왔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20세가 될 때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내왔다고 치고,
나머지 11년 동안을 뒤돌아보니 발에게 참 미안하다.
군에 입대하고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을 때 전투화가 잘 맞지 않아 발이 무척 아팠지만 그냥 참으면서 완전군장을 하고 행군까지 모두 마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스러운 일이었다. 아프다고 빠질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 데도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행군을 해도 발에 물집이 생기고 아프고 게다가 온몸이 다 아픈데,
발등과 발목이 심하게 아픈 상태에서 행군을 해서 그런지 행군이라는 것이 더욱 힘겹게 느껴졌다.
나중에는 온몸에 힘이 다 빠져 발이 아픈지 안 아픈지 느낌도 오지 않았다.
그 일이 있은 후 다행스럽게도 발에 큰 탈은 생기지 않았다. 20대를 모두 돌이켜봐도 발을 위해서 한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정신없이 여기저기 발로 뛰어다니기에만 바빴던 것이다. 아마도 발은 무척 피곤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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