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소설 광장 중에서.....
작성자
광장
작성일
2010-02-12
조회
6656

역사는 소걸음으로 움직인다. 사람의 커다란 모순과 업에 비기면, 아무 자국도 못 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대까지 사람이 만들어 낸 물질 생산의 수확을 고르게 나누는 것만이 모든 시대에 두루 맞는 가능한 일이다. 마찬가지 아닌가. 벌써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 동네가 알아낸 슬기. 사람이라는 조건에서 비롯하는 슬픔과 기쁨을 고루 나누는 것. 그래 봐야, 사람의 조건이 아직도 풀어 나가야 할 어려움의 크기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이 이루어 놓은 것에 눈을 돌리지 않고, 이루어야 할 것에만 눈을 돌리면, 그 자리에서 그는 삶의 힘을 잃는다. 사람이 풀어야 할 일을 한눈에 보여 주는 것, 그것이 ‘죽음’이다. 은혜의 죽음을 당했을 때, 이명준 배에서는 마지막 돛대가 부러진 셈이다. 이제 이루어 놓은 것에 눈을 돌리면서 살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지 않다. 팔자소관으로 빨리 늙는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사람마다 다르게 마련된 몸의 길, 마음의 길, 무리의 길. 대일 언덕 없는 난파꾼은 항구를 잊어버리기로 하고 물결 따라 나선다. 환상의 술에 취해 보지 못한 섬에 닿기를 바라며. 그리고 그 섬에서 환상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무서운 것을 너무 빨리 본 탓으로 지쳐 빠진 몸이, 자연의 수명을 다하기를 기다리면서 쉬기 위해서. 그렇게 해서 결정한, 중립국 행이었다.

  중립국.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땅. 하루 종일 거리를 싸다닌대도 어깨 한 번 치는 사람이 없는 거리. 내가 어떤 사람이었던 지도 모를뿐더러 알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

  병원 문지기라든지, 소방서 감시원이라든지, 극장의 매표원, 그런, 될 수 잇는 대로 마음을 쓰는 일이 적고, 그 대신 똑같은 움직임을하루 종일 되풀이만 화면 되는 일을 할 테다.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215
김진영
2009/05/28
7698
214
실버 핸드
2009/05/27
7261
213
디어 마이 프랜드
2009/05/27
9902
212
변덕쟁이
2009/05/27
8238
211
앤 셜리
2009/05/27
10336
210
앤 셜리
2009/05/27
9087
209
monha
2009/05/26
6891
208
김종주
2009/05/26
10765
207
제인에어
2009/05/26
7675
206
이진
2009/05/26
8153
205
포스
2009/05/26
7965
204
시1
2009/05/26
9903
203
샤론
2009/05/26
8663
202
김정구
2009/05/26
8925
201
박관하
2009/05/26
8724
200
주영훈
2009/05/26
5888
199
오상숙
2009/05/26
8788
198
이승길
2009/05/26
9194
197
GG7
2009/05/25
8059
196
아이티
2009/05/25
8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