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소설 광장 중에서.....
작성자
광장
작성일
2010-02-12
조회
6566

역사는 소걸음으로 움직인다. 사람의 커다란 모순과 업에 비기면, 아무 자국도 못 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대까지 사람이 만들어 낸 물질 생산의 수확을 고르게 나누는 것만이 모든 시대에 두루 맞는 가능한 일이다. 마찬가지 아닌가. 벌써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 동네가 알아낸 슬기. 사람이라는 조건에서 비롯하는 슬픔과 기쁨을 고루 나누는 것. 그래 봐야, 사람의 조건이 아직도 풀어 나가야 할 어려움의 크기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이 이루어 놓은 것에 눈을 돌리지 않고, 이루어야 할 것에만 눈을 돌리면, 그 자리에서 그는 삶의 힘을 잃는다. 사람이 풀어야 할 일을 한눈에 보여 주는 것, 그것이 ‘죽음’이다. 은혜의 죽음을 당했을 때, 이명준 배에서는 마지막 돛대가 부러진 셈이다. 이제 이루어 놓은 것에 눈을 돌리면서 살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지 않다. 팔자소관으로 빨리 늙는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사람마다 다르게 마련된 몸의 길, 마음의 길, 무리의 길. 대일 언덕 없는 난파꾼은 항구를 잊어버리기로 하고 물결 따라 나선다. 환상의 술에 취해 보지 못한 섬에 닿기를 바라며. 그리고 그 섬에서 환상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무서운 것을 너무 빨리 본 탓으로 지쳐 빠진 몸이, 자연의 수명을 다하기를 기다리면서 쉬기 위해서. 그렇게 해서 결정한, 중립국 행이었다.

  중립국.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땅. 하루 종일 거리를 싸다닌대도 어깨 한 번 치는 사람이 없는 거리. 내가 어떤 사람이었던 지도 모를뿐더러 알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

  병원 문지기라든지, 소방서 감시원이라든지, 극장의 매표원, 그런, 될 수 잇는 대로 마음을 쓰는 일이 적고, 그 대신 똑같은 움직임을하루 종일 되풀이만 화면 되는 일을 할 테다.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1575
정무흠
2011/01/26
18065
1574
정무흠
2011/01/25
14245
1573
정무흠
2011/01/25
18076
1572
정무흠
2011/01/24
13164
1571
정무흠
2011/01/23
16367
1570
정무흠
2011/01/23
11415
1569
정무흠
2011/01/22
14534
1568
정무흠
2011/01/22
15901
1567
정무흠
2011/01/21
17392
1566
정무흠
2011/01/21
17161
1565
정무흠
2011/01/20
15922
1564
정무흠
2011/01/18
14116
1563
정무흠
2011/01/17
15791
1562
정무흠
2011/01/17
16232
1561
정무흠
2011/01/16
18043
1560
정무흠
2011/01/16
11094
1559
정무흠
2011/01/16
10991
1558
정무흠
2011/01/15
13680
1557
정무흠
2011/01/14
16862
1556
정무흠
2011/01/14
17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