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더듬더듬 어둠 속에서 낙타가 걸어온다
작성자
더듬더듬
작성일
2009-12-25
조회
5312

더듬더듬 어둠 속에서 낙타가 걸어온다


모래알갱이 점자를 해독해 가며

나침판 같은 하얀 지팡이 하나로 사막을 횡단 하는

낙타가 걸어온다

강변 건너 테헤란 지날 때,

버짐 핀 소쿠리에 하모니카 부는 어린 낙타와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빌마*의 노랠 부르는 등 굽은 늙은 낙타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지하 터널과

역사, 그 빈 공간까지 사막의 모래바람을 나른다

이따금 카라반들이 던져 주는 동전이

가난한 손위에 사막의 빗물처럼 고이고

두꺼운 유리 벽 안, 연한 눈썹 아래

깊게 침묵한 슬픔들이 퇴적암처럼 쌓이는

건조한 시간 속을 헤쳐가고 있다

아주 오래 어둠 속에 갇히면

그 속에도 길이 보이는 걸까

캄캄하고도 환한, 열풍의 길을 간신히 밝히며

낙타가 걸어간다

지하철 전동문이 알리바바의 주문처럼 열리고

검은 유리창에 박힌 얼굴들 서둘러

지상으로 향한 모래계단을 오른다


서울, 가장 낮은 곳으로 내통한 길의 사막에는

어둠을 끌고 가는 낙타가 있다




*빌마(Bilma):사하라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소금호수가 있는 모래절벽으로 카라반들에게 노래를 불러 길을 인도 한다는 전설이 있다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55
ddk
2009/04/19
5464
54
hoppytoget
2009/04/19
9697
53
쫑민
2009/04/19
12610
52
쫑민
2009/04/19
10333
51
Judith
2009/04/18
11372
50
생각
2009/04/17
12225
49
존 레도
2009/04/17
5944
48
꿈쟁이
2009/04/17
10368
47
베스트
2009/04/16
11662
46
집중
2009/04/16
11169
45
성냥개비
2009/04/16
9557
44
myself
2009/04/16
11269
43
judith
2009/04/16
12036
42
아자아자
2009/04/16
11143
41
은수맘
2009/04/16
10750
40
싸이고
2009/04/15
10787
39
싸이고
2009/04/15
9992
38
judith
2009/04/13
10247
37
nubira
2009/04/12
11860
36
괴로와
2009/04/12
12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