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더듬더듬 어둠 속에서 낙타가 걸어온다
작성자
더듬더듬
작성일
2009-12-25
조회
5315

더듬더듬 어둠 속에서 낙타가 걸어온다


모래알갱이 점자를 해독해 가며

나침판 같은 하얀 지팡이 하나로 사막을 횡단 하는

낙타가 걸어온다

강변 건너 테헤란 지날 때,

버짐 핀 소쿠리에 하모니카 부는 어린 낙타와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빌마*의 노랠 부르는 등 굽은 늙은 낙타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지하 터널과

역사, 그 빈 공간까지 사막의 모래바람을 나른다

이따금 카라반들이 던져 주는 동전이

가난한 손위에 사막의 빗물처럼 고이고

두꺼운 유리 벽 안, 연한 눈썹 아래

깊게 침묵한 슬픔들이 퇴적암처럼 쌓이는

건조한 시간 속을 헤쳐가고 있다

아주 오래 어둠 속에 갇히면

그 속에도 길이 보이는 걸까

캄캄하고도 환한, 열풍의 길을 간신히 밝히며

낙타가 걸어간다

지하철 전동문이 알리바바의 주문처럼 열리고

검은 유리창에 박힌 얼굴들 서둘러

지상으로 향한 모래계단을 오른다


서울, 가장 낮은 곳으로 내통한 길의 사막에는

어둠을 끌고 가는 낙타가 있다




*빌마(Bilma):사하라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소금호수가 있는 모래절벽으로 카라반들에게 노래를 불러 길을 인도 한다는 전설이 있다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335
연사모임
2009/08/17
6516
334
나오키
2009/08/17
6533
333
morimori
2009/08/17
7703
332
시사랑
2009/08/17
7857
331
로망스걸
2009/08/17
6892
330
아침이슬
2009/08/13
7366
329
장수근
2009/08/13
8480
328
차노
2009/08/12
7266
327
차노
2009/08/12
8592
326
차노
2009/08/12
8357
325
차노
2009/08/12
8533
324
이정연
2009/08/09
6757
323
남녀
2009/08/09
7395
322
소크라테스
2009/08/09
7157
321
고영욱
2009/08/09
7703
320
시사랑
2009/08/09
7946
319
명언집
2009/08/07
7246
318
명언집
2009/08/07
6852
317
사랑한만큼만
2009/08/05
7975
316
캐논맨
2009/08/05
7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