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역회사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는 처음부터 실수를 밥 먹듯 했고 늘 꾸중을 들었습니다. 거기다 업무용으로 켜 놓았던 인터넷 메신저 때문에 동료들에게 기본이 안 된 사원이라고 낙인까지 찍혔습니다. 그때부터 매일 점심 식사 전이면 사장님께 불려 가 다른 직원의 잘못까지 섞인 꾸지람을 들어야 했습니다. 한바탕 꾸중을 듣고 난 뒤에 먹던 점심은 밥이 아닌 돌이었습니다. 사장님과 한자리에서 식사를 해야만 하는 소규모 회사인지라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급히 밥을 먹고는 화장실로 달려가서 토해 낸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입사한 지 3개월 무렵, 사장님의 꾸지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긴장이 풀린 나머지 저는 또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해외 거래처와 이메일로 의사소통을 하던 중에 과도한 자신감에 취해서 확인도 안 하고 이메일을 보내 버렸습니다. 그 사실을 안 사장님께서는 돌처럼 굳은 표정으로 “소영 씨, 1층 후문으로 나와!”라고 소리치셨습니다. 후문으로 나가니 사장님은 차가운 표정으로 오전의 사건을 이야기하며 나무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낸 형편없는 영문 메일 때문에 해외 거래처 사장님에게 무시를 당하셨던 것입니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 사장님께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사장님은 심한 꾸지람 끝에 존경하는 부모님까지 깎아내리며 제게 해고 통보를 하셨습니다.
누구나 첫 직장에서 혹독함을 경험한다고 하지만 저는 무능함 때문에 누구보다 거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평소 부족했던 어학 공부에 힘을 쏟은 끝에 새로운 곳에서 더욱 나아진 모습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 직장에서 만난 사장님, 철없던 신입을 무한한 인내심으로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당시에는 사장님을 미워하기에 급급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죄송함이 커집니다. 그때의 깨달음으로 조금 성숙해졌음을 느낍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김소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