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kawai |
작성일 |
2009-08-27 |
조회 |
7030 |
충남 방앗간
- 유우현
하늘이 어두워 가야 할 길 못 간다.
할머니를 작년에 보내고 쓰라린 잡풀만 무성하다
벽돌 지고 흙을 지고 수많은 가지를 다듬었는데
뚫어진 처마 밑 새들이 집을 지었다.
귀도 어둡고 몸이 무거워
천 리를 어느 세월에 바람 타고 가나
고향이 충남인데
먹구름은 몸 속을 휘젓고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나
굴뚝은 비가 새고
쌓아 놓은 장작더미로 세월만 썩고 있구나
밭고랑 사이로 고추가 열리고
문 앞에 걸린 이름표
사람 냄새 그리워 하얗게 퇴색되어 가는데
떡을 지고 떡을 이고
오고가는 사람마다 여기가 방앗간인데
노인은 어디 가고 먼지들만 주인되어 돌아눕는다.
|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
blog comments powered b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