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달라스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횡재를 무서워하라
작성자
사랑한만큼만
작성일
2009-08-05
조회
7942


옛날에 도적 세 명이 힘을 합쳐
한 무덤을 도굴하여 금을 훔쳤다.
저희들끼리 "오늘은 피곤한데다 돈도 많이 벌었으니
술 한 잔 해야 하지 않겠어?" 하였다.
그 중 한 명이 선뜻 일어나 술을 사러 가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늘이 내린 좋은 기회다!
금을 셋이 나누지 않고 내가 독차지할 수 있겠지.'

이윽고 그자가 술에 독약을 타 가지고 돌아오자,
남아 있던 도적 둘이 갑자기 달려들어 그를 때려죽였다.
그들은 먼저 술과 안주를 배불리 먹고
금을 둘이 나누려고 했지만
둘 다 무덤 옆에서 죽고 말았다.

아, 슬프도다.
이 금은 반드시 길가에 굴러다니다가
또 다시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금이 남의 무덤에서 훔친 물건인지,
독약을 먹은 자들의 유물인지,
또 이 금 때문에 몇 천 몇 백 명이 독살되었는지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에는 돈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어인 까닭인가?

원컨대, 천하의 인사들은 돈이 있다 하여
꼭 기뻐할 일도 아니요,
없다고 하여 슬퍼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아무런 까닭 없이 갑자기 돈이 굴러올 때는
천둥처럼 두려워하고 귀신처럼 무서워하며,
풀섶에서 뱀을 만난 듯 오싹하며 뒤로 물러서야 할 터이다.

『열하일기』
(연암 박지원 | 그린비)


* 박지원(朴趾源, 1737~1805) | 조선후기 실학자 겸 소설가.
이용후생의 실학을 강조했으며, 한문소설(漢文小說)을 발표했다

 
로그인한 사용자만이 KP댓글을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및 회원가입버튼은 상단우측에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을 통해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밑의 기능을 참고해주세요.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35
브라우닝
2009/04/12
11106
34
안지현
2009/04/12
12028
33
꿈꾸는소년
2009/04/12
18738
32
이차선
2009/04/10
11507
31
일생
2009/04/10
13099
30
마린보이v
2009/04/10
12383
29
hi
2009/04/09
10130
28
judith
2009/04/09
12944
27
judith
2009/04/09
12240
26
동네친구
2009/04/08
6579
25
이차선
2009/04/08
12097
24
고경훈
2009/04/08
11157
23
고경훈
2009/04/08
14393
22
나무1
2009/04/08
13735
21
리즈
2009/04/07
13550
20
오늘
2009/04/07
14254
19
무지개
2009/04/06
15273
18
미달
2009/04/01
14592
17
blue
2009/03/29
14028
16
heyjude
2009/03/29
1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