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성 잡지에는 각종 연애학이 넘쳐난다. ‘이렇게 하면 그가 넘어올 것’이고 ‘그가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이런 의미이다’ 등등의 지식들을 유사 과학마냥 분석해놓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남자 에디터가 그 ‘잡지판 남자 분석’을 꼬집어보았다.
A잡지 07년 7월호 대략 난감 데이트 비용
- 첫 만남, 데이트를 짧게 해 부담을 덜어주도록!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첫 데이트에서 비용을 부담하기보다는 데이트 시간을 짧게 해주는 편이 좋다. 두 번째 데이트에서는 더더욱 금전적인 것에 대해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 데이트를 하면서 남자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여자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editor says 첫 데이트에서 비용을 부담하기 싫어 데이트 시간을 짧게 해주다니. 장난하나? 이건 숫제 ‘돈 없으면 너 안 만나겠다’는 신호나 다름없으며 “나는 만나려면 돈 많이 드는 여자야”라고 알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 센스 있는 한마디가 천냥 데이트 비용 갚는다
데이트 비용을 도맡아 계산하는 남자에게 센스 있는 멘트를 날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저 때문에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오늘 덕분에 재미있었어요” 하고 말해준다.
editor says 사실 “저 때문에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는 전혀 센스 있는 한마디가 아니다. ‘그렇게 잘 알면 니가 내지 그랬냐?’라는 비꼬는 마음이 들지도 모를 일. 지갑이라도 먼저 꺼내는 시늉을 하는 게 차라리 ‘센스 있는’ 제스처일 터. 상대가 억대 연봉을 벌고, 자신은 연봉 2천만원의 바닥에서 헤매더라도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더 써야 한다는 ‘가오’에 잡혀 있는 불쌍한 존재들이다.
‘내가 5만원짜리 저녁을 샀으니, 저 여자가 5만원짜리 와인을 사주겠지’라고 생각하는 남자는 없다. 적어도 그 정도 밥을 얻어 먹었으면 하다 못해 캔커피 하나라도 알아서 사오는 그 마음이 보고 싶은 게다. 물론, 그것도 규칙적으로 반복된다면 질려버리겠지만. ‘돈 없으면 연애하지 말라’는 금언(?)은 더 이상 남자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님을 기억해둘 것.
B잡지 06년 11월호 그가 진지한 관계를 바라는지 알 수 있는 4가지 징후
- 멋지게만 보이는 곳에서 벗어난다
근사한 레스토랑만 순회하는 남자는 과시하기 위해 여자를 만나는 것이기 쉽다. ‘사실은 이런 음식도 좋아합니다’라며 좀 초라하지만 맛있는 밥집을 데려가는 남자야말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이다.
editor says 있어 보이려고 멋진 곳에만 데려가다가 더 이상 그러지 않는 것은 이젠 당신에 대해 어느 정도 (좋은 의미에서) 편하게 생각하게 되었거나, 혹은 지금까지 허세 부리느라 총알이 다 떨어져서일 수도 있다. 아니면 최악의 경우에는 당신에게 더 이상 투자하기 싫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그 자체로 진지한 관계를 바라는가 아닌가의 징후로 판별하긴 어렵다.
- 세세한 일상에 관심을 갖는다
형식적인 이야기와 안부를 묻는 데서 벗어나 남자가 여자의 작은 일상에 대해 궁금해하고 물어본다면 그는 여자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editor says 지금껏 당신의 일상에 관심이 없던 이가 이제 그것들을 궁금해한다면, 그건 말 그대로 ‘이제서야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진지한 관계? 그건 좀더 있다 생각해볼 일이다.
- 자신의 주변 사람을 소개한다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갈래요?’라고 청하는 남자는 이미 친구들에게 누군가를 만나고 있으며 그 여자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설명을 한 상태라고 생각해도 좋다.
editor says 사실 자신의 주변 사람을 소개한다는 건, 가장 확실하게 당신과의 진지한 관계를 원한다는 증거다. 가볍게 만나는 이들에겐 절대 자신의 주변인을 소개하지 않는 것이 남성들의 심리. 왜냐구? 그래야 나중에 발빼기도 쉽고, 이래저래 여자가 자주 바뀌어도 주변에 바람둥이로 찍히지 않을 수 있으니까.(미안하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C잡지 06년 10월호 이 남자, 나에게 반한 걸까 아니면 바람둥이일까?
- 절대 화내거나 툴툴거리지 않는다
데이트를 몇 번 했는데 아직까지 너무 매너 좋고 흠 잡을 곳이 없는 남자라면 바람둥이가 아닌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남자는 사랑에 빠지면 그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안절부절못하게 마련. 물론 예의 바른 행동이 여자를 기쁘게 한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안절부절못하는 사람이 언제나 매너가 좋을 수는 없기 마련. 때론 부루퉁하고 툴툴거리는 남자가 더 믿을 만하다.
editor says 단순히 자신에 대해 끝간 데 없이 매너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바람둥이’로 낙인찍는 건 너무 잔인하지 않는가? 그 남자도 사람인지라 당신의 변덕을 맞춰주느라 속이 부글거리기도 화딱지가 나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당신에게 끝까지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는 건 그 모든 것을 감내할 만큼 당신에 대한 마음이 깊거나 혹은 진정한 ‘순둥이’여서일 터.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언젠가 한번쯤 그 마음이 폭발하여 도리어 당신을 깔끔하게 정리할지도 모를 일이니, 혹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도한 척은 적당히 할 것.
D잡지 07년 1월호 사랑도 예고하고 변한다, 이별 증후
- 바람피우는 남자가 걸렸을 땐 상대편 여자가 ‘미친 女’인 경우가 많다
A양은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남자친구의 통화 목록에서 자주 통화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를 받은 상대녀 왈 “얘기 들었어요. 얼마 전에 헤어졌다면서요. 자존심도 없으세요? 오빠가 당신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전화 올 수도 있다고 미리 말해줬어요”라고 말하더라는 것. 당신에게 ‘미친 女’가 있다고 말하며 접근하는 남자, 어쩌면 양다리일지도 모른다.
editor says 솔직히 이런 인간들 꼭 있다. 자신의 양다리가 들켰을 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두기 위해 미리 복선을 깔아두는 비열한 놈들. 이런 인간 유형의 문제는 단순히 ‘바람둥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이를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아주 쉽게 ‘미친 女’로 만들어버리는 남자라면 비록 그녀와 당신 중 당신을 택했다 해서 그다지 반길 일만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 당신이 바로 그 ‘미친 女’로 바뀌어 있을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E잡지 06년 3월 남자에 대해 당신이 모르는 10가지
- 섹시해지고 싶다구? 그렇다면 가끔은 당신의 겨드랑이 털을 깎지 마라
남성 열 명 중 일곱은 ‘아무래도 좋다’고 하고, 그중 한 명은 역겹다고 여길 테고, 나머지 두 명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여길 것이다. 확률적으로 생각해보면 털을 깎지 않는 것이 도리어 최선의 방법이다.
editor says 이건 도대체 어디서 조사한 연구 결과인가? 에디터 주변인 열 명에게 물어보았더니 8명은 역겹다고 여겼고, 한 명은 ‘아무래도 좋다’고 했고, 한 명은 나름 끌린다고 하더이다. 딱 깨놓고 얘기해서 남자가 섹시하다 여기는 털은 가지런히 다듬어진 ‘거기’의 털뿐이며 조금 더 나아간다 해도 아직까지 순수성을 간직한 변태(?)들이 여고생 팔뚝의 솜털에 품고 있는 연정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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