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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많이 사랑했던 그녀
작성자
지천명
작성일
2010-01-03
조회
4706

예전에 어른들이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던 기억이 난다.

""지집한테 찔리운 가시는 오래가는법이다.

앞으로 세상의 숱해 많은 가시가 널 괴롭힐지도 모르제,

그래도 사내니깐 울지는 말그래이,그럴수록 더 독한 까시를

가슴속에 품어야 한다""

이제 40의 후반을 넘기고 지천명이 코앞에 온 사람이 갑자기 여자얘기를 꺼내기가

민망스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지만 불과 3개월전의 일이라 아직도 얼얼한 가슴을

다스리기가 힘이드네요.



참 많이 사랑했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그녀의 생각, 그가 들려주는 지나온 얘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내 앞에 앉아있는 그녀는 화려한 꽃술에 부드럽고 긴 빨대를 꽂고 꿀을 한껏

빨아드리는 나비처럼 보인거에 비해

마치 나방의 날개처럼 초라하고 후줄근하며 힘없는 날개짓에 그저 몇번 흔들거리는

모습만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술잔에 어린 그녀를 만나기가 힘들어 잔이 차기가 무섭게 그녀를 내 속에

담았었고 못내 아쉬워 또 술잔을 채우면 한조각씩 사라지는 망각의 시간들이

야속하기도 했었지요.

담배를 피우면 하늘 가운데서 춤을추며 올라가는 연기 속에서 알라딘램프의 요정이

되어 그녀의 얼굴에 있다가 사라져 가는 긴 그림자를 가슴에 담았습니다.



비가 오는날이면 세상에 있는 짝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사랑의 고백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생긴 눈물로 느껴졌습니다.



붉은 단풍처럼 사랑하다가 말없는 낙엽처럼 사라져간 그녀가 너무나 원망스럽습니다.

어느날 거짓말처럼 다가왔다가 꿈처럼 흩어져 버린 그런 시간이 이젠 과거라는 시간속으로

떠나 버렸지만 난 아직도 과거의 흐넉속에서 홀로 남아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제 심장이 시켜서 그리도 사랑했습니다.

내 가슴이 시켜서 그렇게 사랑했습니다.

내 마음이 시켜서 그리하였습니다.

그녀 하나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하필이면""이 아니라 꼭 ""그대여야만 하는""

제 사랑이 시킨일입니다.

그녀 하나 잊어 버릴려고 지난날 행복했던 그런 순간까지 잊어 버리기에는 그녀의

존재가 너무나 크게 다가오네요.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게 그녀에겐 아픔이 되었고 상처로 남은게 가슴이 아픕니다.

이별이 아픈게 아니라 아픈 이별을 한 그 사실이 가슴을 적셔옵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내 마음이 그녀때문에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달콤했던지 그녀는 모를겁니다.

하늘이 세상에 완벽한 아름다움을 내어놓고 인간을 시험하는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녀에겐 향기가 있었지요

솔 향기가 항상 있었습니다.



이별이 슬픈건 더이상 그 사람에게 아무것도 해 줄수 없다는 얘기가 오늘따라 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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