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차와 풍경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아내...
지겨운 남편인 걸...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서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 송이
굳은 케익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 喪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나밖에 없노라고..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