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맵다'는 우리 몸이 보내는 통증 신호
우리가 '맵다'고 느끼는 건 사실 미각이 아니라 통각(통증감각)이다. 미각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5가지 뿐이다. 우리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미각 세포가 아닌 통각 세포가 활성화된다.
매울 때 땀과 콧물이 나는 것도 통각이기 때문. 맵다는 건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신체 복구를 위해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혈관이 확장되고 땀이 난다. 또 통증이 입을 자극해 가까운 코 점막이 자극 받아 콧물도 나온다.
매운 음식을 먹고 쾌감을 느끼는 것도 통각과 관련 있다. 매운 맛은 고온을 느끼는 'TRV1'이라는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이에 우리 몸은 화상을 당한다고 생각하고 고통을 상쇄하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는 것이다.
장성희 연세대 식품영양학 박사는 "이 고통은 실제 열에 노출된 것이 아니기에 빠르게 사라지고 쾌감이 은근하게 남는다"며 "이런 느낌을 우리는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혀 열감 내리는 것이 관건
차가운 음식으로 혀의 열감을 내려야 매운 통증을 빨리 해소할 수 있다. 자일리톨이나 멘톨 성분이 든 가글, 껌, 사탕 등은 일시적인 청량감을 줘 도움이 된다. 아이스크림, 얼음을 입에 물어도 좋다.
브라질 등에서 식재료로 쓰는 허브 '파라크레스'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진통제로도 쓰일 만큼, 파라크레스의 강력한 향이 입을 마비시키기 때문. 하지만 파라크레스에는 독성이 있어 그대로 사용하면 위험하다. 파라크레스 성분이 들어있는 가공식품을 활용해야 한다.
우유도 도움이 된다. 박유경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는 "유지방이 캡사이신 같은 성분을 녹여 매운 맛을 줄인다고 알려졌다"며 "너무 매울 때 우유를 입에 물고 있으면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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