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삼성, 국민, 현대, 롯데, 우리 등 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은 지난달 개인회원들 상대로 이용 한도 정기점검을 한 뒤 일부 회원들에게 한도 하향 조정을 통보했다.
신용카드 표준약관과 이용 한도 관련 모범규준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연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원에게 부여된 이용 한도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다. 점검 결과 월평균 결제 능력, 신용도, 이용실적 등의 변화를 인지한 경우 카드사는 이용 한도를 조정해야 한다.
대다수 카드사는 지난 연말 시행한 이용 한도 점검에서 예년보다 엄격한 내부 잣대를 들이대 하향 조정 대상을 심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카드사가 회원을 상대로 갑작스레 큰 폭의 한도 하향을 통보하자 재테크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늘기도 했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말 현대카드로부터 이용 한도가 3천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다는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신용도도 900점대로 변동이 없고 카드대금 연체 이력이나 현금서비스, 카드론 사용 이력은 물론 2금융권 대출도 없는데 갑자기 한도를 줄인다고 통보해 황당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카드사들이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예년보다 많은 수의 회원이 큰 폭의 한도 하향 조정 통보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카드사들도 한도 관리 강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지다 보니 연체 예방을 위해 이용 한도 관리를 강화한 상태"라며 "다른 카드사들도 전반적으로 유사한 분위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신용카드 업황전망 보고서에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돼 금융회사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카드사는 차주 구성이 은행 대비 신용도가 낮은 개인으로 구성돼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카드사들은 이용 한도 관리 외에도 자동차할부, 카드론 등 대출상품 공급 규모를 축소하고, 각종 할인 이벤트나 무이자 할부 등 혜택도 대거 줄이고 나선 상태다.
카드·캐피털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해 11월 들어 15%대(15.65%)로 오르자 업계 안팎에선 카드사들이 의도적으로 대출 수요를 줄이는 '디마케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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