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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만 틀면 먹방이 나오는데 학회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14일 대한당뇨병학회가 국회박물관에서 주최한 '당뇨병 2차 대란 위기관리를 위한 정책포럼'에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먹방 규제에 대한 논의의 장이 아니었지만 학회 관계자의 입에서 먹방이 등장했다는 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수치는 당초 2050년에야 도달할 것으로 봤지만 시계는 30년이나 앞당겨졌다. 환자 열에 아홉은 관리 부실 상태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회의 대란 경고가 결코 호들갑이 아니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문제는 학회가 언급하듯 TV만 틀면 나오는 컨텐츠가 여전히 먹방 천하라는 점이다. 제2형 당뇨병의 발생에 가장 밀접한 상관성을 보이는 요인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과식 습관과 이에 따른 과체중, 비만이다. 당뇨병 신약들이 지속 개발되고는 있지만 그 어떤 약제도 생활습관 교정보다 강력하지는 않다. 학회들이 당뇨병을 포함한 다양한 만성질환에서 생활습관 교정에 가장 큰 비중을 할애하는 것도 같은 맥락. 원인의 교정없이는 관리 측면에서 지속적인 약제 투약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사회적 비용의 발생과 맞닿아있다.
고착된 식습관은 단어 뜻 그대로 고질병이 된다. 독한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일시적일 뿐 십중팔구는 요요를 경험한다. 습관의 힘은 유한한 의지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식사 하셨어요"라는 말이 인사가 될 정도로 배고픔 해결이 지상 과제였던 나라에서 먹방 컨텐츠의 유행은 필연일지 모른다. 다만 라면 20봉지, 초밥 200개, 방어 10kg 먹기 등 차력에 가까운 먹방 컨텐츠들이 식습관 형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무분별한 과식이 능력인 것처럼, 양으로 승부하는 컨텐츠를 두고 한국식 먹방 포르노(Korean Food Porn)라 지칭하는 것도 과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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